2015년 11월 17일 화요일

[사회] 스타트렉 TNG에서 본, 인권에 대한 좋은 문구

요즘 스타트렉 넥스트 제너레이션(Star Trek: The Next Generation)을 '정주행' 하고 있는데, 처음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드라마인 것 같다.  다른 SF처럼 실제와 상상을 섞어 그럴싸한 과학 용어를 동원하여 이야기를 만들어 가지만, 주제는 상당히 철학적인 것들이다. 나같은 일반인이 따라가기에는 어려울 수도 있는 깊은 주제를 파고들어갈 때가 많다. 주인공인 피카드 선장(Captain Jean-Luc Picard)은 군인이라기보다는 철학자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드라마가 그렇게 인기를 끌고 지금까지도 미국 대중문화의 한 흐름을 만들고 있다니 놀랍다. 하긴 지금 같으면 많은 시청자들이 골치 아픈 이야기보다는 수많은 다른 채널 중에 하나에서 나오는 자극적인 내용을 선택할 테니 이런 드라마는 수명이 짧을지도 모른다. 그 당시에는 볼 거리가 별로 없다 보니 인기에 연연하지 않고 좋은 내용을 담을 수 있었을 것 같기도 하다. 하여간, 어제 본 에피소드(시즌 4 의 에피소드 21, "Drumhead")에서 감명깊은(?) 대사들이 줄줄이 나오는 바람에 보다 말고 메모를 하게 됐고, 다른 사람들과도 공유하면 좋을 것 같아 여기에 적어 둔다.

이야기는 적국인 로뮬란 제국의 스파이를 찾기 위해 '공안수사 전문가' 사티 제독(즉 피카드 선장보다 계급이 높다)이 승선하면서 시작된다. 로뮬란의 스파이는 곧 잡혔지만 사티 제독은 내통자가 더 있을 수 있다며 스파이와 접촉한 사람들을 조사하기 시작한다. 마침내 한 선원이 할아버지가 로뮬란 인임을 속이고 우주함대에 들어온 사실이 밝혀지고 그에 대한 마녀 사냥이 시작된다. 이런 일들을 막으려고 노력하는 피카드 선장이 하는 말들이 다음과 같다.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세 번에 걸쳐 언급하는데, 가장 핵심이 되는 첫 번째 구절은 피카드가 어떤 책을 인용했다고 말하지만 이야기 속의 책이니 그냥 작가가 쓴 것으로 보인다.  (한글 자막을 못 구해 '어쩔 수 없이' 영어 자막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번역은 내가 한 것이다.)


With the first link the chain is forged.
The first speech censored,
the first thought forbidden,
the first first freedom denied
chains us all irrevocably.

첫 번째 고리가 만들어질 때 사슬은 만들어진다.
처음으로 표현이 검열당할 때,
처음으로 생각이 금지당할 때,
처음으로 자유가 구속당할 때,
우리 모두는 풀 수 없는 사슬에 묶인다.

...


We think we've come so far.
Torture of heretics, burning of witches is all ancient history.
Then, before you can blink an eye, suddenly,
it threatens to start all over.

우리는 이만큼이나 이뤘다고 생각하지.
이단자를 고문하고, 마녀를 불태운 건 먼 역사 속의 일이라고.
그러다가 갑자기, 눈 한 번 깜박하기도 전에
그 모든 일이 다시 시작되는 거야.

...

Villains who twirl their mustaches are easy to spot.
Those who clothe themselves in good deeds are well-camouflaged.
[They] will always be with us waiting for the right climate in which to flourish
spreading fear in the name of righteousness.
Vigilance. That is the price we have to continually pay.

콧수염을 만지작거리는 악당은 알아보기 쉽다네.
훌륭한 행동으로 스스로를 포장하는 자들이야말로 위장의 명수지.
[그들은] 언제나 우리와 함께 있다네.
옳은 일을 하는 척 공포를 퍼뜨리며
기세를 떨칠 기회가 오기를 기다리면서 말일세.
깨어 있어야 하네. 그것이 우리가 계속해서 치러야 할 대가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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