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0월 12일 수요일

[책] 거대한 전환 - 시장주의 극복, 그리고 새로운 사회 건설을 위하여

제목: 거대한 전환(The Great Transformation - The Political and Economical Origins of Our Time)
저자: 칼 폴라니(Karl Polanyi, 1886-1964)
출판사: 도서출판 길

약 100년 전의 정치 경제적 상황에 대한 이야기인데, 읽어보면 그것이 지금의 현실에서도 매우 유효함을 알 수 있다.
노동, 토지, 화폐까지도 상품으로 간주하는 완벽한 자기조정시장이라는 허황된 꿈.
그 꿈이 이루어졌을 때 '사회' 는 어떻게 될 것인가, 그 안에 사는 사람들은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를 미처 생각하지 못한 어리석음이 가져온 전세계적인 재앙.

자기조정시장이라는 이론은 수많은 오류를 범하고 있다.
시장의 자기조정 과정은 수많은 사람들의 삶을 파괴하는 폭력적인 것이고, 사람들은 저항하게 될 수밖에 없다. 사회적으로 혼란이 일어나고, 그 틈에 사람들의 분노를 악용, 정치적 세력을 얻는 자들이 생긴다. 파시즘이다.

파시스트 정권은 이민족이나 외국에 국민의 분노를 집중시켜 정치적 이득을 얻는다.
그러나 그들에게 국민은 장기판의 졸일 뿐이다. 여차하면 전쟁을 일으킨다.
이래서 생긴 것이 제2차 세계대전이다.

지금의 상황도 오싹할 정도로 그 길을 따라가고 있다.
노동시장의 유연성, 국제적 자유무역, 금융규제 완화, 국제적 투기자본의 자유로운 기업사냥... (신자유주의 경제)
그러다가 맞은 금융위기, 삶의 피폐. (2008년 금융위기)
그것을 남의 탓으로 돌리며 폭력도 마다 않는 극우 세력의 등장. (노르웨이 테러)
이제 곳곳에서 파시스트 정권이 등장하고, 또 한번 재앙이 올 것인가?
아니면 1930년대의 교훈이 역사를 다른 방향으로 이끌 수 있을 것인가?

이 책에서 칼 폴라니는 당시의 상황, 그리고 그런 상황이 왜 벌어졌는지를 자세히 설명한다.
그리고 자기조정시장이라는 것이 왜 헛된 꿈(유토피아)인지 철저하게 파헤친다.
그리고 그것을 극복한 새로운 사회의 모습을 제안하고 있다.

<거대한 전환>은 길고 난해하지만 그만큼 읽는 보람이 있다. 박식한 저자의 힘있는 말들, 그리고 그것을 적절한 우리말로 옮김은 물론 꼼꼼하게 설명을 덧붙여 준 번역자 덕분에 읽고 이해하는 데는 무리가 없다.
역사의 가치는 현 상황을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해 주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
최근의 경제 상황을 입체적으로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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