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상식만으로는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
세상을 이해하려면 공부가 필요하다.
"나는 복잡한 게 싫어"
EBS 에서 방송되었던 한 드라마 주제가의 가사에 들어 있던 말이다.
조금 복잡해서 머리를 써야 할 내용과 만났을 때 사람들이 흔히 하는 말이기도 하다.
왜 그리 당당하게 말하는가? 그게 무슨 자랑이라고?
복잡한 것을 이해하지 않아도 이 세상을 충분히 잘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이 세상을 제대로 살기 위해서는 그것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어떻게 돌아가는지 어느 정도라도 이해해야 한다. 그런데, 세상은 단순하다고 할 수도 있지만 적어도 상식만 가지고 이해할 정도로 단순하지는 않다. 복잡한 내용을 이해하는 것, 아니 이해하려고 노력이라도 하는 것, 다시 말해 '공부' 가 필수적이다.
세상은 자연과 인간과 사회가 뒤엉켜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 곳이다. 이런 것들을 그냥 살아가면서 형성된 상식만으로 이해할 수 있을까? 상식만으로 이해하는 세상은 아마도 평평한 땅을 큰 코끼리가 받치고 있는, 또한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계급이 있는 세상일 것이다. 그것이 제대로 이해한 것일까?
예를 들어 정부가 새로운 정책을 내놓았을 때, 그것이 나에게 이익이 될 지 손해가 될 지 이해하려면 '경제'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기업은 어떻게 운영되는지 알아야 할 것이다. 그런 것을 이해하려면 우리 사회의 지나온 '역사'가 어땠는지, '지리'적 여건은 어떤 상황인지 이해해야 할 것이다. 역사를 이해하려면 과학 기술의 발전을, 지리를 이해하려면 지구 내부의 에너지가 어떻게 땅을 만들고 공기와 물이 어떻게 기후를 만드는가에 대해 이해해야 할 것이다. 이런 식으로 지식은 끝없이 이어지고, 서로 얽히고 설켜 있다. 그런만큼 세상이란 한 번 마음 먹고 책을 읽는다고 이해되는 것이 아니다. 평생, 조금씩 지식과 깨달음이 쌓이면서 조금씩 이해되는 것이다. 조금 더 읽고, 조금 더 경험하고, 조금 더 생각하면 조금씩 깊이 이해할 수 있다.
게다가 인간은 원래 사물의 원리, 배후, 본질 등에 호기심을 갖고 이해하려고 하는 동물이다. 세상에 대한 깊은 이해를 추구하는 것은 인간 사회의 전통이며 인간이 사회에서 제대로 살아가려면 세상에 대한 그러한 이해를 공유해야 하게 되어 있다.
수많은 인간관계를 가지면서도 그것의 본질을 '복잡하다' 면서 이해하려 하지 않고, 수많은 과학기술을 사용하고 그것의 영향을 받으면서도 그것의 원리를 '복잡하다' 면서 이해하려 하지 않고, 수많은 정치, 경제적 활동의 영향을 받으면서도 그것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복잡하다' 면서 이해하려 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그런 것들을 이해하려는 노력 없이, 그저 먹고 자고 입고 이성과 사귀는 등, 직접적인 욕구만 추구하면, 복잡하게 머리 굴리지 않고 단순하고 즐겁에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은가? 그렇게 생각한다면 그 자체가 세상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에 나오는 생각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세상을 이해하지 못하는 삶은 그 자체로도 측은한 삶이지만,
덧붙여 아마도 누군가에 의해 착취당하는 삶이 될 것이다.
'눈 감으면 코 베어가는 세상' 이라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것이 아닌 것이다.
세상의 복잡한 것들에 대해 신경 끊고 단순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 사람들이 세상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는 정말로 단순한 사람들이던가? 그렇지 않다. 정말로 단순하게 살아가려면 복잡한 세상에 대해 높은 수준의 이해가 필요하다. 안 그러면 손쉽게 베어갈 코를 공급하는 대상으로 전락한다.
내가 보기에, 삶은 곧 공부다.
대학 입시공부, 입사시험공부, 고시공부, 토익공부... 이런 것을 말함이 아니다.
세상에 대한 이해를 말한다. (위에서 말한 시험들은 원래 세상에 대한 이해의 정도를 알아보기 위한 것이었지만, 변질이 돼도 한참 되었다.)
학교에서, 그리고 독서를 통해서, 끊임없이 공부하고 자연과 인간과 사회에 대한 이해를 쌓아가는 것이 제대로 된 삶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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