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7월 27일 월요일

[사회] 학벌 서열 체제를 못 없앤다면, 스스로 경쟁에서 벗어나라!

사교육은 왜 시키는가?
물론 공교육에 만족을 못 해서다.
왜 만족을 못하는가? 공교육이 잘 못 가르쳐서?
아니다. 그것과는 관계도 없다. (현재 공교육이 잘 가르친다는 말이 아니다.)
공교육이 '모든 학생에게 공평하게 적용되기 때문'이다.
자기 자식이 다른 학생들과 경쟁해서 이겨야 하는데,
공교육은 모든 학생에게 똑같은 것을 실시하니까,
아무리 공교육이 잘 해도 소용없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한가지 요인이 있다.
자기 자식이 스스로 공부해서 경쟁에서 이기리라고 믿지 못한다는 점이다.
사실, 공교육이 모두에게 똑같이 실시된다고 해도,
스스로 공부해서 경쟁을 헤쳐나갈 수 있다고 믿는다면,
왜 가정 경제가 휘청거릴 지경까지 사교육을 한단 말인가?
여기에 사교육 업자의 교묘한 상술(이른바 불안 마케팅)이 끼어든다. 무슨 말인지는 독자들도 잘 알 것이다.

(1) 공교육은 모두에게 공평하게 적용된다.
(2) 자기 자식의 경쟁력을 믿지 못한다.
(3) 자식을 더욱 믿지 못하게 해서 돈을 쓰게 만드는 사교육 업체의 상술

그러나, 더 근본적인 원인은...
기를 쓰고 경쟁에서 이기려 하게 만드는 사회 그 자체에 있다.
그것은 바로 학벌에 따라 사회 경제적 차이가 터무니없이 나는 것, 혹은 그렇다는 믿음이다.

(0) 학벌서열에 따른 사회경제적 차별, 혹은 차별에 대한 믿음

사실 (1) (2) (3)은 극복하기 어렵다.
공교육이 공평하지 않기를 바라는 일은 평등(기회균등)을 근본적인 이념으로 하는 공화국에서 있을 수 없다(이명박 정권과 뉴라이트는 여기에 동의하지 않고 공화국의 이념에 정면충돌하는, 있어서는 안 될 막장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일단 기를 쓰고 경쟁하기 시작하면 주위의 모든 집, 알고 지내는 모든 사람이 경쟁자인데, 거기서 초연하기는 어렵다. (경쟁의 쳇바퀴에서 빠져나와 교육의 진정한 가치를 찾는 지혜로운 가정도 심심찮게 존재하지만, 이것이 대세가 될 수는 없다.)

따라서 사회 전체적으로 사교육을 극복하는 유일한 방법은,
학벌 서열에 의한 사회적 차별을 없애는 것이다.
사실 학벌 서열이란 것은 정말 유치한 것이다.
점수 높은 학생이 많이 지원하면 명문대학이라는 것인데,
학생, 학부모는 작년에 그 학교 '커트라인' 이 높았으면 명문대학이라고 간주한다.

그리고 명문대를 나오면 터무니없이 좋은 대접을 받는다고 믿는다.
그렇게 믿지 않으면 가정의 미래 설계를 위한 돈을 남김없이 사교육비와 대학 등록금에 쏟아부을 리가 없다.
그렇다. 명문대학의 정체는 고작 '수능 커트라인 높은 대학' 이다.
교육 내용과는 관계 없이 서울에 가까울수록 커트라인이 높다는 건 누구나 아는 건데도, 그 믿음은 변하지 않는다. 누구 말처럼 세뇌되었나보다.

사회 전체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학벌서열체제를 어떻게든 해체해야 한다.
예를 들어, 수능을 자격고사화해서 수능에 '합격'한 사람은 실제 점수가 몇 점이든 차별하지 않고 어느 대학이든 들어갈 자격을 주는 것이다. (아마도 몇 개 계열별로 나누어야 하겠지만)
그리고 '어느' 대학을 나왔냐는 것은 졸업한 이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다만 대학을 나왔느냐만을 묻고 따지도록 한다. 특정 학과에 지원자가 몰리면 '추첨'을 하고, 그 몰리는 학과는 점차 증설한다.
등록금은 모두 통일하거나 무상으로 한다. 무상인 경우 '진급사정'을 철저히 해서 부적절한 학생에게 국가의 돈이 낭비되는 일을 막는다. 돈이 어딨냐고? 그 몇 배의 돈은 어디서 나길래 4대강 사업을 하나? 이거 생각보다 돈 안 든다는 것이 이미 밝혀졌다.

하지만 우리나라같은 우편향된 사회가 위와 같이 되려면 오바마같은 '좌빨'이 연속 집권한대도 50년은 걸릴 것이다. 지금 살아 있는 사람들은 각자 살아남아야 한다. 하지만 이 죽일놈의 경쟁체제에 들어가는 것은 쳇바퀴를 돌리며 누군가의 배를 불려주는 노예가 되는 길...
지금같은 시스템에서 정상적인 인간으로 살아남으려면...
경쟁 그 자체를 거부하는 길이 있다.
경쟁에서 이기느냐 지느냐(이기는 사람은 극소수다)만 생각하지 말고,
경쟁이라는 쳇바퀴 그 자체에서 벗어나버리는 제3의 길이 있다는 것이다.

사실 이 길을 선택한 사람들도 꽤 있다.
그들은 점수에 무리한 욕심을 내지 않는다.
그들은 사교육은 안하지만, 오히려 학교 공부를 열심히 하는데,
그 이유는 알아주는 대학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이해하고, 정신을 풍요롭게 하기 위해서이다.
그런 목적을 위해, 혹은 사회에 기여하기 위해, 더 큰 공부를 원하는 경우에 한해서 대학에 들어간다.
그 대학 들어갈 점수가 안 되면... 안 가고 다른 방법을 찾는다.
(사실 대학에 들어가야 그 학문을 공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공부가 아니라
이 세계를 이해하고 정신을 풍요롭게 하는 진정한 공부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사교육비로 쓸 돈이 있으면 그 진정한 공부를 위해서 쓰거나, 미래를 위해 남겨둔다.

경쟁에서 벗어나면, 경쟁에서 이기지는 못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차피 승자는 극소수이기 때문에 아둥바둥 경쟁해봤자 같은 결과일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사교육비 있는대로 끌어 써서 남의 배나 불리고, 가정의, 따라서 본인의 미래만 더 어두워질 뿐...
제대로 공부하고, 공부에 흥미 없으면 다른 방향으로 미래를 개척하면 되지 않을까?
이렇게 말하면, 그러다간 비정규직 신세를 못 면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천문학적인 사교육비 써 가며 경쟁해도 결과는 대개 마찬가지 아닌가?
사교육비 있는대로 쓴다고 미래가 바뀔 가능성은 1%도 안 될 것 같은데,
그 사교육비라도 아끼면 미래가 좀 더 밝지 않을까?

그리고 진정한 교육(지식)의 가치를 추구하는 것은 경쟁에서 이겨서 돈 몇 푼 더 버는 것보다 훨씬 큰 재산이 될 수도 있다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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